문화원 프로그램
나전장의 도안실
- 게시일2025.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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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캐나다한국문화원(Korean Cultural Centre Canada, KCC)과 서울공예박물관(Seoul Museum of Craft Art, SeMoCA)은 오는 10월 23일(목)부터 12월 12일(금)까지 특별기획전 <나전장의 도안실> 순회전을 개최합니다. 이번 전시는 문화체육관광부의 예산 지원으로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KOFICE)이 주관하는 투어링 케이-아츠 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되며, 2023년 서울공예박물관에서 열린 동명의 특별전을 새롭게 구성해 선보입니다.
<나전장의 도안실>은 ‘그림으로 보는 나전’을 주제로, 조개껍데기를 오려 붙여 문양을 만드는 나전칠 공예의 설계도인 나전 도안에 주목합니다. 전시는 근현대 나전칠 공예 장인들의 희귀 도안과 대표작은 물론, 현대 나전 작가들의 창작물까지 총 10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이며,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나전칠 공예의 독창성과 아름다움을 조명합니다.
전시 정보
- 전시명: 나전장의 도안실
- 전시 기간: 2025년 10월 23일 – 12월 12일
- 전시 장소: 한국문화원 (150 Elgin St #101, Ottawa, ON K2P 1L4)
- 개막행사: 2025년 10월 23일, 17:30 (ET) (사전 등록 불필요)
- 참여 작가: 전성규, 김봉룡, 송주안, 심부길, 민종태, 김태희, 김성수, 이형만, 송방웅, 손대현, 최상훈, 김 설
나전장의 도안실
<나전장의 도안실>은 한국 나전칠공예의 근대화를 이끈 전성규와, 그의 영향을 받으면서도 독자적인 작품 세계를 구축한 김봉룡, 송주안, 심부길, 민종태, 김태희의 작업을 ‘도안圖案’에 주목하여 재조명하는 전시입니다.
나전칠공예는 전복이나 소라 껍데기를 얇게 갈아 자르거나 오려 붙여 표면을 장식하고, 그 위에 옻칠을 반복해서 칠하여 완성하는 것으로 고려 시대부터 오늘날까지 약 1,000년에 걸쳐 이어진 한국의 대표 전통 공예입니다. 도안은 칠기 위에 자개로 그림을 그리거나 문양을 배치하기 위한 설계도입니다. 그러나 단순한 밑그림을 넘어서 작품의 조형미를 결정짓는 핵심 요소로 나전장의 예술혼이 응축된 또 하나의 작품이라 할 수 있습니다. 도안에는 작품이 제작되는 시대와 지역의 전통과 지식, 미의식, 그리고 상징체계가 담기는 동시에 작가 개개인의 철학과 예술적 감수성, 경험 또한 고스란히 녹아 있습니다. 20세기 초까지 나전장들은 도안의 원초적 형태인 ‘견양見樣’을 기물이나 가구 위에 그리고, 그 위에 자개를 붙여 작품을 제작했습니다. 이후 1920년대부터는 종이에 먹, 펜, 연필 등으로 도안을 따로 그린 다음, 복제한 도면 위에 자개를 붙이는 ‘붙임질 도안’을 만들었습니다. 이렇게 제작된 도안을 기물이나 가구에 반복적으로 부착하면서 나전칠공예의 대량생산이 가능해졌습니다.
이번 전시는 근대적 ‘도안圖案’을 도입하고, 도구를 개량해 한국 나전칠공예를 하나의 산업으로 성장시키고, 대중화에 앞장선 여섯 명의 나전장을 소개합니다. 더불어 그들의 장인 정신과 기량을 이어받아 오늘날 나전칠공예를 이끌어가는 제자들의 작품도 함께 선보입니다. 손때가 담긴 도안부터 완성된 기물에 이르기까지 창작 과정에 깃든 그들의 도전과 장인 정신을 깊이 들여다보시길 바랍니다.
서울공예박물관 학예연구사 정은주